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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강호동 이경규, 인간에 대한 호감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합창단 특집으로 최근 널리 알려진 박칼린 씨가 <해피선데이>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는데, 그 이유가 흥미롭다.


그녀는 <해피선데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이경규 선생님과 강호동 씨가 있다는 점이 컸다’고 했다.


그녀는 또 ‘강호동 씨나 이경규 선생님 모두 사람의 말을 듣고 대화를 한다. 상대방을 존중한다. 동시에 순수하게 어린 마음도 있다’며 ‘그 두 사람이 끌고 가는 프로그램이라면 출연을 해도 상관없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강호동에 대해서, ‘스포츠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이렇게 예능을 하게 됐다는 것은 정말 진지하게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강호동은 욕을 많이 먹는다. 목소리가 크고 우악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캐릭터가 폭력적이기도 하다.(툭하면 남을 때린다는 식으로 묘사되는 캐릭터) 협상이라는 이름으로 우길 때도 많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내 친구 중에도 강호동이 나오기만 하면 인상부터 찌푸리는 사람이 있다. 대중의 강호동에 대한 반감은 인터넷 댓글을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강함은 반발심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강호동이 정말로 그렇게 남을 내리 누르며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만 하는 사람이었다면 오늘의 그가 가능했을까? 그랬을 리가 없다. 국민MC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남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절대로 얻을 수 없는 호칭이다.


강호동이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 바탕엔 진한 인간미가 깔려있다. 이경규에 대한 고마움을 항상 표시하는 것에서는 근본을 잊지 않는 사람의 마음이 느껴지고, 상을 받을 때마다 ‘재석아 내가 받아도 되나’ 하는 모습에서는 겸손함이 느껴진다.


그의 강한 캐릭터 이면에 있는 것은 존중하고 소통하는 리더십이다. 박칼린 씨가 ‘상대방을 존중하며 사람의 말을 듣고 대화를 한다’고 묘사한 것은 정확한 지적이었다. 이렇기 때문에 국민MC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캐릭터만 가지고 유재석과 비교하며 강호동을 비난하는 것은 그래서 부당하다.


이경규도 강한 모습 바탕에 인간미를 깔고 있다는 점에서 강호동과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아무리 후배들을 구박하는 캐릭터를 내세워도 그를 미워할 수 없다. 특히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하게 부각시켜 더욱 인간미가 강해졌다.


그래서 박칼린 씨가 그들을 믿고 프로그램에 출연할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들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예능적 재미를 위해 출연자를 왜곡하고 망가뜨리는 것이 아닌, 존중하고 소통하는 방송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물론 여기엔 프로그램 자체의 힘도 큰 영향을 미쳤다. 강호동의 <스타킹>은 출연자를 자극적으로만 소비한다는 비난을 종종 받는다. 이경규도 <라인업>에서는 인간적인 느낌을 주지 못했었다. 여기에서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의 힘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이라 하더라도 강호동과 이경규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잔재미가 아닌 인간을 내세우는 포맷이었고, 이 둘은 그 포맷을 성공시킬 수 있는 예능적 능력과 인간적 매력을 동시에 가진 사람들이었다.


박칼린 씨가 이 둘을 믿고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는 얘기에서, 이 두 국민MC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관점에서 얘기하면, 그런 정도로까지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킬 수 있었던 것이 이 프로그램들의 성공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