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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낸시랭, 왜 점점 수렁으로 빠져드나

낸시랭이 남편 왕진진의 개인 신상을 파헤치는 언론이 인권침해, 행복추구권침해, 포괄적 명예훼손을 자행한다며 강력히 항의하고 악플을 단 사람들에 대해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느 결혼이라면 사적인 부분에 대해 보호해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번 낸시랭 사례는 경우가 다르다.  

왕진진이 특수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12년 간 복역했다는 보도에 대해 낸시랭은 제 남편은 죄인이 아니다. 죄값이 있다면 그 죄값을 옥중에 억울하게 12년을치렀다고 주장한다. 특수강도강간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피해자가 있을 것이다. 이제 와서 죄인이 아니다. 억울하게 감옥에 있었다라고 주장하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셈이 된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면 해당 매체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고, 사실이라면 낸시랭 측의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안이다. 당연히 사실규명을 해야 한다.

 

단순히 왕진진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경실의 남편이 성추행 혐의를 받았던 사건은 이경실과는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이경실 측이 성추행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피해자를 비난하는 바람에 이경실도 사건의 당사자가 되고 말았다. 낸시랭도 그렇다. 낸시랭이 남편에 대해 죄인이 아니고 억울하게 감옥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피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낸시랭도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유명인 낸시랭에게 발생한 일에 대해선 언론이 사실규명에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

, 낸시랭의 남편도 단순히 일반인이라고만 할 수 없다. 장자연 사건이라는 사회적 의미가 매우 큰 사건에 본인이 스스로 끼어들었기 때문에 그의 신뢰성에 대해 언론이 검증하는 게 맞다.

 

, 낸시랭은 왕진진을 위한컬렉션 회장이라고 소개했는데, 왕진진 측 블로그에선 위한컬렉션을 문화재 서비스산업 국내 1위 선도기관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정도 기업이면 공적인 위상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관련 보도가 당연하고, 만약 사칭이라면 대중을 속이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왕진진이 도자기 관련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위한컬렉션 회장이라는 직함에 실체가 없다면 또 다른 사기 피해자가 나올 거라고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당연히 사실을 밝혀야 한다.

 

낸시랭과 왕진진 측도 억울하다면 본인들이 먼저 나서서 분명하게 진실을 드러내야 하는 사안이다. 그냥 두면 왕진진의 사업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그런데 낸시랭은 억울함을 밝히자는 게 아니라 그냥 관심 끄라고 하고 있다. 당연히 이상할 수밖에 없고 여기에 대한 문제제기를 인권침해라고 하기는 어렵다

낸시랭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호소문을 공개한 것도 대중정서를 악화시켰다. 국내에서 발생한 사건을 가지고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인권이 없는 나라’, ‘너무나 혼탁하게 일그러진 사회 질서’, ‘(한국인은) 남이 잘 되는 것은 보는 것은 참기 힘들고 배아파한다라고까지 하며 국가비하를 했기 때문에 그녀의 이미지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 유명인으로 행세하다가 일이 틀어졌다고 미국에 의지하며 우리나라를 우습게 만드는 태도로는 대중의 공감을 받기 힘들다.

 

정말 억울하고 당당하다면 이제라도 이른바 왕진진 회장이 한다는 사업의 실체, 밤의 황제라 불렸던 엄청난 카지노 재벌의 자식이 맞는지, 장자연 편지 사건의 진실 등에 대해 정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인권, 사생활을 내세워 문제제기를 가로막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