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형제들>이 다시 금자탑을 쌓았다. 폭소의 금자탑이다. 떼굴떼굴 굴렀다. 시청자를 웃겨 죽이려는 걸까? 지난 번에 아바타 소개팅으로 레전드를 써내려간 후 상황극 에피소드에서 조금 주춤했었다. 하지만 여심 잡기 에피소드에서 대박으로 복귀하더니, 이번 주에 품절남들이 아바타로 나서서 레전드를 다시 써내려갔다.
이번 주엔 지난 소개팅과 달리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바타 상황극과 아바타 소개팅, 이렇게 두 개의 구성이었다. 일반인 대상 상황극에서는 박명수가 역시 마성의 재능을 발휘했다.
박명수는 지난 아바타 소개팅에서도 발군의 활약으로 지금이 ‘거성의 전성기’임을 확인시켰었는데,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자신의 아바타를 가장 손발이 오그라드는 상황으로 밀어 넣었다.
일반 시민들에게 너무 무례한 것 아닌가 하는 거부감이 살짝 들었다는 점만 빼면, 보는 사람을 떼굴떼굴 구르게 만드는 대폭소 코미디였다. 한상진이 무참한 얼굴로 기어이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에서 따라 웃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아바타 소개팅에서도 박명수는 문화재 분노에서 ‘스끼다시, 다꽝, 스미마셍’ 3단 콤보로 이어지는 대박을 터뜨렸다. 소개팅녀가 동양화를 배우고 있다는 말에 즉각 ‘몽유도원도’가 나오더니 ‘문화재 분노 드립’을 치고 ‘스미마셍’으로 물 흐르듯이 흘러갔다. 박명수의 능력에 다시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 탁재훈의 대폭발, 눈물이 줄줄줄 -
이번 회에는 다른 아바타 조합들도 대체로 평균 이상으로 웃기면서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살렸다. 이기광도 생각 밖의 짓궂은 모습을 선보이며 김구라를 당혹스러운 상황에 몰아넣었다. 특히 ‘미국춤’이 압권이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번 <뜨거운 형제들>의 주인공은 탁재훈이었다. 탁재훈은 박휘순과 조합을 이뤄 웃기는 모습도 보여주고, 인간미도 느끼게 하고, 식지 않은 인기도 과시하는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전 아바타 소개팅에서 박휘순은 박명수와 함께 대박을 쳤었다. 이번엔 탁재훈과 함께 사고를 쳤다. 전엔 박명수의 지시를 박휘순이 살렸었는데, 이번엔 박휘순이 지시를 하고 탁재훈이 그것을 200% 살렸다.
박휘순은 계속 해서 탁재훈을 너무나 괴로운 상황으로 밀어 넣었다. 조용하고 진지한 요가수련장에서 흰소리를 하도록 만들고, 여성들을 도둑이라고 몰아붙이는 최악의 민망함이었다.
김구라는 그럴 때 능글능글하게 대처를 잘 해서 별로 웃기지 않았지만, 탁재훈은 너무나 민망해하고 괴로워하는 것이 피부에 와 닿아 웃기기도 하고 인간미도 느껴졌다. ‘지갑도둑’ 개그는 처음엔 어처구니없는 쓴웃음을 자아냈었지만 탁재훈의 괴로워하는 표정과 함께 화학반응을 하면서 대폭발을 일으켰다.
탁재훈이 웃음을 참으며 눈물을 흘릴 때는 나도 너무 웃겨 눈물을 줄줄 흘렸다. 눈물로 얼룩진 레전드급 상황극이었다. 동양화에서 ‘스미마셍’으로 이어진 박명수의 개그와 함께 박휘순의 지갑도둑 개그는 가히 이번 회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했다.
탁재훈은 어색하고 민망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표정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정이 가도록 했다. 그가 약자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인간미가 느껴졌다. 이런 구도가 많이 이어지면 탁재훈의 이미지가 상당히 좋아질 것이다. 박명수 조크에 리액션을 아끼지 않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해피투게더>에서 ‘뚱’한 모습으로 질책을 받았던 박명수도 다른 사람의 개그에 뒤집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
탁재훈은 ‘몇 살이세요?’, ‘아침햇살이요’로 빵 터뜨린 것처럼 최고의 개그감도 과시했고, 소개팅녀들이 탁재훈만 봐도 얼굴이 환해지는 모습에서 그의 존재감도 확인시켰다. 이경규와 탁재훈의 자리바꿈을 최악의 트레이드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이번 회는 탁재훈이 누구 못지않은 당대 최고의 예능인임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었다.
이번 회 정도의 레전드를 매일 본다면 아마 복근이 생길 듯하다. 그럴 정도로 미친 듯이 웃었다. 이런 분위기면 <뜨거운 형제들>이 일요일밤에 가장 기대되는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겠다.
그나저나 소개팅녀 4명 중에 괜찮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는데, 그 한 명만 쏙 빼고 나머지 세 명이 화제가 되고 있으니 나의 여자 보는 눈은 어떻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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