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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무릎팍도사, 장윤정의 비밀이 드러나다

 

요사이 장윤정의 이미지가 대단히 안 좋다. 돈에 너무 집착하고, 냉정하고, 자기만 안다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다. 장윤정 기사만 뜨면 악플이 주르르 달린다.


<무릎팍도사>에 장윤정이 나왔다. <무릎팍도사>는 면죄부 방송, 해명 방송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물의를 빚었던 연예인이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는 내용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티즌들도 <무릎팍도사> 출연 연예인의 해명에 비웃음을 보낼 때가 많다.


이번 장윤정 출연분에 대한 기사에도 악플이 주르르 달렸다. 장윤정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네티즌은 그녀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장윤정의 이야기를 들으며 감동 받았다. 그녀가 왜 그렇게 악착같이 행사를 다니는지, 그 비밀을 알게 된 순간엔 전율이 흘렀을 정도다. 여태까지 몰랐던 그녀의 성격의 비밀도 알게 됐다. 감동적이고, 장윤정에게 연민이 느껴졌다.



- 성격의 비밀 -


이번에 <무릎팍도사>를 보며 내내 이상하게 생각했던 것이 장윤정이 전혀 울지 않는다는 점에서였다. 장윤정은 충분히 눈물을 흘릴 만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겪어낸 세월의 그 절절한 고통, 현재 감당하고 있는 상처를 들으며 강호동이 너무나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을 때 시청자인 내 표정도 그랬다. 그만큼 아픈 사연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지 않는 장윤정이 이상했다. 그녀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툭툭 던지면서 말하고 있었다.


그 비밀은 성격이었다. 장윤정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속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아픔을 자기 심장 안에 묻고, 눈물을 보이지 않으며, 힘든 티를 내지 않는 성격.


이런 성격이 장윤정의 차가운 이미지를 만들고,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도록 했던 것이다. 바로 그것이 노홍철과 헤어지고 난 후 장윤정만 욕을 먹은 이유였다. 노홍철은 아파하는데(아파하는 모습을 <무한도전>에서 보여줬음), 그를 차버린 장윤정은 ‘룰루랄라’ 돈이나 벌러 다닌다는 오해를 형성한 것이다.


하지만 장윤정은 그 당시야말로 자신이 여태 겪은 것 중에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녀는 그때 말도 안 되는 루머로 인해 부모님조차 눈물을 흘릴 정도의 시간을 겪었다는 말을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사실 그 정도면 우울증에 걸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아픔이다. 장윤정의 속도 까맣게 탔을 것이다. 그런데도 전혀 힘든 낯빛을 하지 않고 말을 툭툭 던지는 그런 성격. 상처를 혼자 다 안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다.



- 행사의 비밀 -


그녀가 ‘돈독’이 올라 행사를 휩쓸고 다닌다는 이미지에 대해서도 비밀이 밝혀졌다. 그녀의 활동패턴과 무개념 매니지먼트, 그리고 본인의 무개념과 여린 마음이 합작한 결과였다.


아이돌이나 유명 기획사 소속 가수들은 대뜸 지상파 쇼프로그램으로 데뷔한다. 반면에 장윤정은 지방 행사를 전전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그것이 그녀의 활동패턴이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매해 찾게 되는 행사들이 누적되면서 결국 행사의 여왕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활동패턴이 그래도 그렇지 유명가수가 된 이후엔 어느 정도 관리가 됐어야 했다. 그러지 못한 것은 소속사 자체가 전혀 경험이 없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장윤정도 관리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부르면 가는 것이 당연한 줄 알고 가수생활을 하다 보니 어느새 그렇게 된 것이다. 일종의 관성이었던 셈이다.


당연히 밥조차 못 사먹던 시절과 무명시절의 고통에 대한 반작용도 있었을 것이고, 특히 부모님의 웃음에 힘든 것을 참았다는 대목에서는 장윤정의 여린 마음도 ‘행사 대행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무개념은 이제 그만 -


무명시절 때 트로트를 하겠다는 결심을 하는 순간 3일을 울었다는 그녀. 다시 연애를 한다면 지하벙커를 만들어서라도 비밀을 지키겠다는 그녀. 부모의 빚을 떠안고 난방이 안 되는 방에서 밥을 굶으며 살았었다는 그녀.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더 안타까운 건 장윤정이 특별히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미지가 최악이라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그녀는 비호감으로 찍혔다. 이미지 관리가 너무나 무개념으로 된 탓이다.


장윤정은 ‘돈’과 결별해야 한다. 진짜로 돈을 버리라는 말이 아니라 돈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말이다. ‘악착같은 행사 - 고소득 - 벼락부자 - 대출광고’, 이렇게 이어지는 구도가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대출광고 선택은 무개념의 극치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올 때마다 의례히 반복되는 행사 토크도 사라져야 한다. 사전에 행사나 돈 얘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 본인도 명품을 산다는 둥 비호감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얼마 전 명품 발언 때 깜짝 놀랐다. 이렇게 비호감을 자초하다니!)


대신에 인간적인 이미지, 진실된 이미지, 따뜻한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런 전략도 없이 섭외되는 대로 나가고, 아무렇게나 툭툭 던지면 안 된다. 특히 장윤정처럼 성격 자체에 오해의 소지가 있고, 말을 가리지 않고 하는 사람은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본인이 아플 땐 그것을 드러내야 한다. 감추면 본인의 속만 탈 뿐 아무도 몰라준다. 냉정한 여자라고 손가락질이나 받을 뿐이다. 대중에게 받은 만큼 베푸는 이미지를 형성할 필요도 있다. 그러면 더욱 큰 사랑을 얻을 것이다.


특별히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악플을 달고 다니는 장윤정이 짠하다. 그녀가 겪은 세월이 너무나 아파보여서 더욱 그렇다. 이번 <무릎팍도사>가 나로서는 상당히 감동적인 내용이었는데도 관련 기사에 여전히 달린 악플들을 보니 더더욱 그렇다. 장윤정의 반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