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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아직도 세월호를 놔주지 않는 사람들

 

차명진 전 의원이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SNS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라고 썼다 자식 팔아 내 생계 챙긴사람들이라는 식으로도 말하고, ‘보통 상식인이라면 내탓이오, 내탓이오 할 텐데라며 유가족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표현도 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받은 메시지라며 SNS세월호 그만 좀 우려 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고 올렸다. 이 게시물에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불쌍한 아이들 욕보이는 짓이라는 동조 댓글을 달았다. 

당연히 크게 논란이 일었고 차 전 의원이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비난이 가라앉지 않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유감을 표명하며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황교안 대표도 입장문을 내 두 전현직 의원의 발언에 대해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들 드린다고 하면서 징계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당 차원에선 사과했지만 일부 정치인이 세월호 사건을 덮자면서 지긋지긋하다는 식의 목소리를 내는 건 문제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인터넷상에서도 세월호를 왜 이렇게 오래 우려먹는 거냐고 비난하는 누리꾼들이 많다. 바로 그래서 세월호 이슈가 꺼지지 않는 것이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오래 전 일이기 때문에 화제성이 많이 약해졌을 텐데, 세월호 사건은 아주 이상한 사안이다. 아직까지도 침몰 원인 등 당시 상황이 규명되지 않았고, 부실 구조 등 사후처리 과정의 의혹도 해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진실을 제대로 규명하자고 나서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자꾸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이만 덮자는 이상한 주장이 나오니 세월호 논란이 여전히 첨예한 현안이 되는 것이다.

 

애초에 세월호 사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이 국가였다. 정상적인 구조 과정과 진상규명 과정을 거쳤으면 비극적인 해상사고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구조 과정이 이상하게 부실했는데 당시 언론은 사상 최대의 구조 작전이라는 식의 보도를 했고, 당시 여권은 진상규명하자는 사람들을 반정부 인사 취급하면서 조사를 방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바로 이래서 세월호 사건이 국가적으로 특별한 사건이 된 것이다. 그러한 일들의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가 되었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경계하기 위해 이 사건을 기억할 필요가 생겼다. 

이렇게 세월호 사건이 중대해진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종종 터지는 대형 사건인데 왜 이 사건만 오랫동안 붙잡고 있는 거냐?’는 정도의 단순한 시각으론 또다시 문제 발언이 나올 수 있다.

 

시간이 흘렀다고 해도 세월호 1기 특조위가 제대로 활동조차 못했기 때문에 헛되이 시간만 흘려보낸 셈이다. 2기 특조위에도 강제 수사권이 없어 진상규명이 미진했다. 그나마 요즘 들어서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DVR(CCTV 영상 기록장치)가 조작됐다는 정황, 2015년에 조윤선 정무수석과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조대환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등이 모여 특조위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논의를 했다는 보도도 최근에 나왔다.

 

이렇게 새로운 내용들이 나오고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덮을 수가 없는 사건이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상식적으로 해결하면 된다. 진상규명하고, 책임 소재 밝히고, 사죄하고, 추모하면 되는 것이다. 이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도록 돕고, 세월호 사건 당시 여당이었던 측에서 과거의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것이 세월호 이슈를 가장 빨리 정리하는 길이다. 그렇지 않고 묻지마이제 그만 덮자며 유가족을 비난하고 평지풍파를 일으킨다면 반발이 거세지고 세월호 논란은 끝나지 않는다. 덮자는 쪽에서 세월호 이슈를 붙잡고 놔주질 않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