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와 송중기, 송혜교의 신작인 태양의 후예가 신드롬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영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했고, 송중기와 송혜교의 4회 후반부 키스신은 수도권 시청률 기준 29.5%를 기록해 30% 돌파까지도 기대하게 만들었다.

 

시청률 이상으로 반가운 것은 화제성이다. 인터넷상에서 화제성이 폭발했다. 여성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태후앓이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온다. 지상파 드라마가 중장년층 전문 방송처럼 퇴락해가고 있어서 시청률이 높아도 인터넷 화제성이 미약해 하다는 느낌이 없었다. 트렌디하지 못했던 것이다. ‘태양의 후예는 지상파 드라마로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성공을 순식간에 만들어냈다. 왜 대중은 이 드라마가 시작하자마자 빨려들었던 걸까?

 

그동안 고구마가 너무 많았다. 고구마란 답답한 전개를 뜻한다. ‘태양의 후예는 답답할 새를 주지 않고 직진으로 치고 나갔다. 송중기와 송혜교가 3~4회에 걸쳐 엇갈리고 티격태격하다가 러브라인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첫 회부터 대뜸 데이트 약속까지 잡았다. 모처럼만의 사이다전개였다.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진 대작으로, 튼튼한 짜임새와 영화 같은 영상미도 뒤를 받쳤다. 오글거리면서도 설레게 만드는 김은숙 작가의 대사빨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송중기가 매력적이었다. 바로 여기서 여성시청자들의 앓이가 시작됐다.

 

송중기는 특전사 대위로 나온다. 그가 만약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 역할을 맡았다면 지금과 같은 앓이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수색대대에서의 군생활로 송중기는 늠름함과 야성미를 장착했다. 유약한 미소년이 상남자가 돼서 돌아온 것이다. 군대가 남자 연예인에게 얼마나 좋은 기회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군대 안 간 유승준의 근육은 공허하게 느껴지지만, 수색대대 송중기의 근육은 오롯이 그의 매력이 되었다.

 

 

<태양의 후예>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의 모습이 얼마나 멋있는지를 영상미로 보여준다. 그 속에서도 송중기는 거의 히어로 수준이다. 송혜교와 데이트를 하려다 긴급상황으로 헬리콥터를 타고 떠나는 모습은 가히 지구를 지키는 영웅이었다. 극중에서 송중기는 송혜교의 의사로서의 양심과 판단을, 자기 군인생명을 걸고 지켜줬다.

 

보호자다. 사랑하는 여성에겐 부드럽지만, 적에겐 거칠고 강한 보호자. 불안과 무력감이 지배하는 사회에선 강한 보호자에 대한 선망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강한 남성에 대한 열망이 나타나는데 김은숙 작가가 그 점을 제대로 짚었다.

 

군대 특유의 다나까말투도 늠름한 남성미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얼마 전 국방부는 군내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해 다나까말투를 강요하는 관습을 없애겠다고 했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로 인해 민간인들 사이에서 다나까말투가 유행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송중기는 송혜교에게 직진으로 들어온다. ‘데이트 하실래요?’가 아니라 이제부터 데이트합니다라고 결정을 내린다. 여성에게 고백을 못하거나 안 하는 초식남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보기 드문 직진남이다. 이렇게 확실하게 상대를 잡아주면서 여성의 선택지까지 모두 정해주는 강한 남성 캐릭터에 여성 시청자들이 열광한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을 원하기 때문이다. 의지할 때 불안은 사라진다.

 

그렇게 늠름한 남성들이 이 드라마에선 떼로 나온다. 특히 송중기와 진구가 남남커플, 브로맨스를 형성한다. 이런 남남커플은 여성을 위한 선물세트다. 다양한 캐릭터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남성들 사이의 진한 우정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도 그렇다. 남성들의 진한 우정에 열광하는 것도 현실이 너무 황폐하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이렇게 강하고 늠름한 남성, 믿을 수 있는 보호자, 여성의 마음을 꽉 잡아주는 터프남,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영웅, 뜨거운 우정 등을 통해 여심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매력이 신드롬에 큰 역할을 한 것이다. 그 매력이 펼쳐지는 장이 바로 군대다. 군대 관련 논란이 이어지던 차에 태양의 후예가 군대 이미지 개선 대박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군대가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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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