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이 개봉하자마자 설리의 노출 장면이 유출됐다고 해서 화제다. 김수현의 영화 리얼이 트러블메이커 설리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터진 사고다. 설리는 다시 한번 구설수에 올랐다. 

요즘엔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의 유출 사고가 거의 없었다. 특히 한국 영화인 경우는 적어도 극장에서 상영하는 동안엔 직접 가서 보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문화가 정착됐다. 그런 가운데 터진 유출 사고라서 이채롭다. 

이것은 설리를 표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이나 영화 리얼자체도 물론 호기심의 대상이지만,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아무리 호기심이 일어도 한국 영화는 극장 개봉 기간 동안 보호해줘야 한다는 여론이 크기 때문에 설리가 아니었다면 유출되지 않았을 것이다.

 

노출 장면에 대한 호기심도 아니다. 노출 장면이 있는 영화는 리얼말고도 많지만, 개봉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유출된 작품은 없었다. 결국 표적은 설리였다. 

설리는 그동안 이해할 수 없는 기행으로 네티즌의 지탄을 받아왔다. 나이 차이가 많은 사람과 사귄다든지, 멀쩡한 팀에서 탈퇴한다든지, SNS에 기괴한 자기 모습을 올리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아이돌 스타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설리의 기행은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신기하고 이상한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문제는 단순한 화제에서 더 나아가 설리를 죄인 취급한다는 데 있다. 

설리는 웬만한 범법행위자보다도 더 큰 비난을 당한다. 설리가 당하는 비난만 보면 그녀가 엄청난 죄라도 진 것 같다. 하지만 그녀가 한 일이라곤 그저 하고 싶은 연애를 하고, 하기 싫은 팀활동을 그만 두고, 자신의 다양한 모습들을 가리지 않고 SNS에 올린 것뿐이다. 이것이 걸그룹 소녀 스타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저버린 건 사실이지만, 특별히 잘못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저 설리가 사람들의 사랑을 걷어찼을 뿐이다.

 

설리가 트러블메이커라고 하지만 그녀가 난동을 부린 것도 아니다. 쇼케이스 무대에 조금 늦게 서고, 개별 인터뷰를 안 한 정도인데 엄청나게 비난을 당했다. 그녀가 리얼의 주연도 아닌데 말이다. 

트러블은 언론과 대중이 스스로 만든 것이다. 설리의 행동 하나하나, SNS의 영상들을 주요 뉴스로 만들어 악플 잔치를 벌였다. 그 바람에 이슈가 커졌고, 연이어 이슈가 터지니 설리가 계속해서 사고를 치는 것 같은 인상이 형성됐다. 이슈는 언론과 대중이 만들었는데, 설리에게 이슈를 만든 책임을 묻는 구도다. 

급기야 설리는 누구나 욕해도 되는 마녀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바로 이것이 설리 노출 장면 유출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기존 영화엔 아무리 호기심이 생겨도 유출하지 않지만, 설리라면 개봉 당일에 기다렸다는 듯이 유출해도 된다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설리 혐오또는 설리를 우습게 보는 심리다.

 

설리에겐 부당한 일이다. 설리에게도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살 자유가 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말이다. 타인의 삶에 오답 판정을 내리고 단죄할 권리가 어떤 사람에게 있단 말인가? 타인의 삶에 관대해지는 것이 좋다. 그런 사회분위기가 돼야 결국 나의 삶도 보다 자유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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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