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15회 마지막 장면에서 세 명의 시선이 얽혔다. 이병헌과 대면하게 된 김태희, 김태희와 마주한 이병헌, 그리고 뒤에서 그 둘을 바라보는 김소연의 처연한 눈빛이었다. 이 눈빛들은 이들 셋이 처한 기막히고 아픈 상황을 한 순간에 느끼게 했다.


그리고 그다음 16회에 이르러 <아이리스>는 눈물바다가 됐다. 이병헌도 김태희도 김소연도 심지어는 정준호까지, 비극적인 로맨스의 주인공들이 모두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모두가 기막힌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이병헌은 조직에게 배신당하고 사랑하는 여인에게서 떠나 적대조직에 가담해야 했다. 김태희는 사랑하는 남자를 강제로 잃어야 했다. 정준호는 여자 때문에 친구를 배신하고, 그 여자를 아프게 바라봐야 했다. 김소연은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조국까지 배신했는데, 정작 그 남자는 다른 여자를 담고 있다.


모두가 비극적인 인물이어서, 그들의 눈빛과 눈물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밖에 없다. 이 중에서 16회에 가장 아프게 느껴진 인물이 김소연이었다.



정준호는 작품 속에서 그의 아픔에 공명할 만큼의 존재감을 구축하지 못했다. 김태희는 눈물을 흘리는 연기가 자연스럽긴 하지만, 심장을 치는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병헌의 아픈 눈빛은 이미 그 전부터 이 작품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충격을 주진 않았다.


이병헌의 아픈 눈빛이 심장을 때린 건 10회에서 NSS에 침투하고 김태희와 마주치는 장면에서였다. 그다음 김태희를 고문하는 장면에서도 이병헌의 눈빛은 심장을 울렸다. 16회에 김태희를 아프게 바라보는 것은 그런 이미지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김소연의 경우는 그전에 깔렸던 정서가 이번 주에 증폭됐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공감을 축적해놓지 못한 정준호와 달리 일본에서 이병헌과 함께 하는 장면에서 이미 애달픈 정서를 시청자에게 각인시켰다. 그 후에도 시시때때로 이병헌을 서글프게 바라보는 눈빛으로 아픔을 축적해나갔다. 그리고 16회에 그 아픈 정서가 폭발했다.


이병헌과 김태희가 안전하게 대화를 나누도록 하기 위해 밖에서 경계를 서는 처연한 모습은 깊은 슬픔을 느끼게 했다. 네 명이 모두 흘린 눈물 중에서도 김소연의 눈물이 가장 아프게 느껴졌다. 자신이 김태희의 생존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고백하면서, 왜 숨겼느냐는 이병헌의 질문에 눈물로 답할 수밖에 없는 그녀의 처지가 너무나 애처로웠던 것이다.



네 명 모두 아픈 사랑의 주인공인데, 유독 이병헌과 김소연의 눈빛이 심장을 울리고 있다. 또, 16회에서 비록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자신이 그렇게도 사랑하는 조국의 요인을 처단하며 남한에 협력해야 하는 김승우의 처지도 아픔을 느끼게 했다. 물론 김승우의 경우엔 멋졌다는 표현이 좀 더 어울린다고 하겠다.


이병헌, 김소연, 김승우는 배우의 존재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모두에게 기막힌 사연이 있는데 유독 이 셋의 눈빛이 시선을 사로잡고, 심장을 친다. 김소연과 김승우는 방송 분량에서 김태희에게 밀리는 데도 존재감에선 밀리지 않기 때문에 더욱 돋보인다.


그런 존재감 때문에 그들의 시선, 감정에 시청자가 공명하게 된 것이다. 이병헌의 경우는 분량이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자신의 100%를 발산하는 본좌 중의 본좌라고 할 수 있다.


16회에서 동시에 극적인 순간을 맞고 눈물을 흘렸지만 김태희보다 김소연이 더 큰 울림을 준 것에서 김소연의 강력한 존재감이 다시금 확인됐다. 김태희는 얼굴 클로즈업샷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는 하늘이 내린 얼굴을 가지고 있다. 영화 <중천>에서 가장 강렬한 스펙타클이 김태희의 클로즈업샷이었을 정도다.


하지만 이상하게 절절한 정서가 깊게 전달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김소연이 크게 느껴진다. 아주 오랫동안 김소연이라는 배우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아이리스>에서 그것이 역전되는 느낌이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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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우연히 그 장면을 보게 되었었어요.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요?
    착실이님 말씀마따나 저도 초딩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안녕하세요? 경빈이 엄마 인사드리고 갑니다

  3. 저도 어제 이장며 보면서 선화의 아픔을 정말 느낄수 있었어요 울컥하더군요 승희 만날때보다 이장면이 더 가슴아프게 다가왔답니다

  4. 지난 오랫동안 연예와 드라마에 무관심하여
    김소연을 이번에 처음 보았어요~
    대단한 연기자입니다. 미인이기도 하고요~

  5. 난 김준호가 더 안스럽던데..ㅜㅜ

  6. 저도 이 작품으로 2009.12.04 10:4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김소연씨 팬이 되었습니다. 김태희의 멍연기에 비해 그 적은 분량으로도 포스가 느껴지는 애절한 연기. 대사도 별로 없이 눈빛만으로 표현하는 김소연씨의 연기를 보며 제 맴도 아프더군요... 흑...

    사랑해요. 소연씨 ^_*

  7. 어제 선화 눈물흘리는거 보면서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리스
    이병헌씨하고 김소연씨 때문에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연씨는 이병헌씨의 그림자처럼
    움직이고 있고 여주보다 보다 분량이
    작은지도 못느낄정도로
    존재감은 솔직히 여자주인공보다
    크게 느껴집니다..
    후기작이 기대되는 배우 둘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8. 어제 김소연 눈물의 고백! 너무너무 마음 아팠어요. ㅠㅠ
    보면서 따라 울었네요.

  9. 언제나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아플지..ㅠ.ㅠ

    김소연과 이병현의 눈빛연기.. 연기자는 연기로 말해야 되지요..

    이 두분은 수호천사로 가는것이 더좋을듯..

    만약 내가 저자리에 서있다면 미쳐버릴듯.

    하지만 난 오늘도 웃고 울고 즐기면서 tv를 볼뿐이고

  10. 김소연의 재발견 이렇게 좋은배우를 아이리스에서 만나네요.

    김소연의 애절한 눈물연기 얼마나 짠한지..

    순간 전율이 흐르는 아픔을 느꼈어요.

    김소연씨 앞으로 명연기라로 우뚝서리라 믿습니다.

    김소연씨 보려고 아이리스 시청하고 있어요 몰입력 최고..포스대단..

  11. 하지만, 전 김태희가 더 아프게 느껴졌어요
    안아줘...할 때 목소리도 좋았고
    그때 그저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어요
    사랑했던 사람을 오랜만에 만나봤던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었을 그런 먹먹함...이요

    • clever 2009.12.04 16:39  수정/삭제 댓글주소

      아무리 교정을 해서라지만 왜 김태희는 항상 입을 헤~
      하고 벌리고있는지.... 그 벌어진 입을 꼬옥 야무지게
      다물고 연기하지않는한 멍태희 는 못 벗어날듯.
      어떤 대사를 해도 절절한 느낌이 없고 대사 톤 조절도
      안되고 화나서 큰소리칠때의 대사는 대박 어색함.

    • me too 2009.12.04 23:03  수정/삭제 댓글주소

      저두 그랬는데..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죽은줄로만 알았었는데.. 다시 살아있다는걸 알게 됐고.. 그동안 얼마나 얘기 해보고 싶었겠어요..정말 안아줘.. 할땐... 마음이.. 찌릿찌릿..했어요.. ㅠㅠ
      둘이 다시 사랑하게 해줬으면...
      너무 마음ㅇ 아팠어요

  12. 난 태희의 맑고 지순한 연기가 훨씬 아름답던데~

  13. 달빛천사 2009.12.04 16:3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어차피 현준이는먼저 승희를 선택했고 구지 로맨스로 가지않았스면 승희와 만날일없을때지만.

    해바라기 선화의 애절한 사랑은 안타깝고.그러네요.

    비극의 불멸의사랑...어떻게 엔딩씬으로 끝날지..

    한소문의 의하면 김태희가 이방희처럼 그런 존재감이라고 하던데..

    스포일러아님....어디서 들은 이야기지만..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저격해야하는현실...

  14. 김선화 2009.12.04 17:3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어제 김소연씨 연기도 물론 가슴이 먹할 정도로 좋았지만

    난 최고로 연기가 좋았던건 일본 아키타에서 밧줄에 묶인채 씨름하는거와

    나중에 배고픔에 못이겨 눈물 흘리며 밥숟가락 뜰때...

    연기 최고였어요~
    예능에 나올땐 천방지축이두만 연기에서는 도저히 그런 모습을 연상하기 힘들정도로

    김소연씨 연기에 아무리 칭찬을 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연히 연기자니까 연기로 모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사랑받는다는게 얼마나 좋은 현상입니까~

    같은 여자지만 볼수록 너무 사랑스러워~

  15. 김소연씨 아이리스에서 맡은역할이 시종일관 일관된 표정만지으면되는거니까 김태히보단 훨쉬운겁니다 반면에 김태희는 차갑고 냉정한 프로파일러역할과 애절한 멜로연기 두가지들다 소화해내야하기때문에 훨어려운거지요 물론 김소연씨까 출연했던 과거에 시청률 3프로를기록했던 모 드라마에 비해 김소연씨의 연기가 많이늘었지만 ...그렇다고해서 꼭이렇게 누굴띄워주고 누군까대고 하는건 보기않좋네요

  16. 정말 김소연 연기가 좋긴 했지만 .. 전 김태희의 연기도 순수하고 예쁘다구 생각했어요

    김태희 연기는 여러가지 면모를 동시에 연기해야 되서 더 어렵기도 하잖아요

    김소연은 계속 똑같은 감정씬이고 김태희는 냉정하다가도 애절해져야하고 슬퍼야되고 잔인해야되고

    하튼 할게많아서 그런것도 있지 않을까요 ?!

    그리고 아무리 김소연 연기가 감동적이었어도 이렇게 까대고 그러는거 쫌 보기 싫어요 매너없어

  17. 맞아요 2009.12.04 23:0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다 주관적이겠지만 김태희 그렇게 연기 못한다고 느껴지지 않던데.~~ 그놈의 발연기 멍태희.. 다들 너무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이 더 짜증날 정도네요~ 나름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던데.
    김태희가 연기 못하는것보다 작가들이 대본을 넘 못쓴게 첫쨰 이유고 승희를 넘 이상한 캐릭터로 몰고 간다는 거에요.. 이상하게 보일정도로.. 좀 승희에 대해 신경좀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드네요

  18. 날 울리지마 2009.12.05 09:0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드디어 드라마 보며 눈물 짤 나이가 됐나? ㅠㅠ

  19. 왠 오바들인지 ㅋ 2009.12.05 16:4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딱히 김태희 까댄 글도 아니고만 김태희 빠들이 댓글에 줄줄이 매달려서 왠 오바질 들이신지 ㅋ

    배우를 아끼는 방법은 배우에게 충고도 아끼지 않는것이라는 걸 아셔야죠 ㅋ
    솔직히 김태희 데뷔 10년 가까이 됬는데 " 연기가 나아지더라" 이런말을 이제 듣는것 자체가
    욕먹을 짓임;;; 데뷔만 오래됐나. 출연료도 많은데 솔직히 그 값어치를 하는건 아니죠.
    글쓴이가 굳이 까댄것도 아니고만 왠 김태희 팬클럽이 여기서 난리임?ㅋ

  20. 김태희도 많이 성장했고 김소연도 이번에 팬들 사랑좀 받자. 2009.12.09 14:1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선화 캐릭터에 정이 가다보니 당연히 그캐릭터를 잘소화해서 표현해준 김소연에게 감사하고 애정을 표하는게 정상이다.

    김소연과 김태희를 객관적으로 놓고 연기비교는 하지 말자. 제글을 오해하지 말고 보시기 바라는데 선화 캐릭터보다는 승희 캐릭터가 연기하는 사람입장에선 더 힘든 캐릭터다 라는거..

    캐릭터라는게 물론 연기자가 잘살려야 하지만 김태희 입장에선(김소연은 이미 잘해주고 있기에) 엄청나게 분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1. 태을도 2009.12.09 20:1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용봉서신